[2021 국감 이슈] ‘대장동 블랙홀에 빠진 국감’ 법사위‧정무위‧기재위‧국토위 모두 '대장동'

2021.10.06 21:11:48

野 ‘50억 클럽 명단’ 공개…李 “모두 박근혜 사람”

 

[폴리뉴스 김유경 기자] 내년 대선을 앞두고 진행된 이번 국감은 ‘대장동 의혹’이 최대 쟁점이 되면서, 개천절 연휴 직후 5~6일 연달아 여야는 열띤 공방을 벌이고 있다. 특히 정무위 국감에서 화천대유에서 50억을 받기로 한 인사 명단이 공개되면서 야당의 ‘이재명 게이트’ 공세는 더 탄력을 받고 있다.

유력 대선주자 이재명 경기지사와 연관된 ‘대장동 특혜‧비리 의혹’이 대선 정국의 핵으로 부상한 가운데, 이번 국감에서도 이 지사가 업무상 배임이 있었는지를 따져묻는 질의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야권에서는 공격의 고삐를 죄며 특검을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화천대유 등 일부 민간업체가 막대한 이익을 얻은 것에 당시 성남시장인 이재명 지사가 책임을 갖고 있지만 민간 업체 배당 비율을 정하는 주주협약 내용을 구체적으로 알고 이를 승인했지는지 여부를 규명하는 문제가 국감의 핵심 쟁점이 되고 있다.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은 전국 최대 규모의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에서 전담수사팀을 꾸리고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유력한 대선 후보인 이 지사 등에 대한 고발장이 접수된 만큼, 수사 결과는 대선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정무위, 화천대유에서 50억 받기로 한 인사 명단 공개

6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화천대유에서 50억원을 받기로 한 6명 인사들의 명단이 공개됐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정영학 회계사 녹취록과 복수의 제보에 의하면 김만배와 유동규, 정영학 대화에서 50억원씩 주기로 한 6명의 이름이 나오는 데 제가 오늘 처음으로 그분들을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이 언급한 명단에는 권순일 전 대법관, 박영수 전 특검, 곽상도 의원, 김수남 전 검찰총장, 최재경 전 청와대 민정수석, 홍모씨 등이 포함됐다.

박 의원은 "이재명 경기지사와 민주당은 곽상도 의원이 연루됐다는 이유로 '국민의힘 게이트'라고 주장하지만 이번 사건을 특정 정당 게이트로 치부하는 것은 실체적 진실규명을 방해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에 여당 간사인 김병욱 민주당 의원은 "홍모씨를 제외하고 5명이 모두 박근혜 정부 때 사람들인데 왜 결론은 이재명이냐"라며 "박수영 의원 말대로 6명이 (화천대유) 실소유자라면 토건 기득권 세력과 일부 법조계, 정치인들이 합작해서 만든 작품으로 '국민의힘 게이트'다"라고 지적했다.

■ 법사위, 박범계 “관계인들 출국금지…치우침 없는 수사 되도록”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감에서 야당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구속을 두고 대장동 의혹에 대한 특검 수사를 주장했다.

이날 출석한 박범계 법무부장관은 5일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과 관련해 “(사건 관계인들에게) 광범위한 출국금지 조치가 내려졌다”고 밝혔다.

의혹의 핵심 인물인 유 전 본부장은 자신의 휴대전화를 판매업자에게 맡겨 놓았다고 주장하면서도 그 업자가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고 있는데, 박 장관은 휴대전화 확보 여부를 묻는 질문에 “제가 모든 걸 보고받지는 않는다”면서도 “현재까지는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박 장관은 대장동 개발 사업자인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전 머니투데이 기자가 분양대행업체 대표 이모씨에게 100억원을 전달한 의혹에 대해 “수사해야 한다고 본다”고 답했다. 김씨는 화천대유에서 빌린 473억원의 대여금 중 100억원을 박영수 전 특검과 인척 관계인 이씨에게 건넨 것으로 전해졌다.

박 장관은 이씨가 대장동 개발 토목사업을 맡았다는 의혹 등에 대해서는 “핵심적으로 철저하게 규명해야 할 대목임은 틀림없다”고 강조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오늘 입수한 정보에 의하면 ‘50억 클럽’에 권순일 전 대법관이 들어가 있다. 딱 떨어지는 재판 거래”라며 “대장동 게이트 주범 격인 김만배는 지인들에게 ‘이재명 경기지사의 무죄 판결에 혁혁한 역할을 한 대법관이 있다’고 말하고 다녔다고 한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이 지사가 유 전 본부장에 대한 관리자 책임을 인정했는데 배임 행위에 대한 묵시적 승인이 있었다고 볼 수 있다”며 배후에 이 지사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당시) 개발과정의 이익을 소수 민간업체에 몰아주는 조항이 있었다”며 “이 지사가 다 보고받고 승인한 것 아니냐. 당연히 배임 수사를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전주혜 의원은 박범계 법무부 장관을 향해 “장관으로 앉아계신지, 민주당원으로 앉아계신지 혼란스럽다”며 특검을 요구했다.

이에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치우침 없는 수사가 되도록 검찰에 강조하겠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대장동) 수사팀이 친문 검사들로 구성돼 있다”는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 서울중앙지검이 전담팀을 만든 지 나흘 만에 유동규를 구속한 것은 신속하다고 평가한다”고 답했다.

■ 행안위, “경찰 수사 변죽만 올렸지 진척된 게 무엇인가”

행정안전위원회의 경찰청 국감에서도 ‘대장동 난타전’이 이어진 가운데, 김창룡 경찰청장은 "정부 합동의 수사본부를 꾸려 대장동 의혹을 수사하면 효율적일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5일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은 "권력 눈치보기 때문인지 전혀 수사를 하지 않은 채 사건을 묵살했다"며 "그러다가 지난달 초 언론 보도로 대장동 특혜 의혹이 부각됐지만 변죽만 울렸을 뿐 진척된 게 무엇인가"라고 질타했다.

경찰청은 앞서 4월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화천대유와 관련한 수상한 자금 흐름이 발견됐다는 첩보를 입수해 사건을 서울 용산경찰서에 배당했다. 그러나 이후 5개월 동안 수사전환 없이 입건 전 조사만 진행해 수사 의지가 없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서 의원은 "경찰청 사무분장 규칙을 보면 FIU 관련 사건 규정이 서울경찰청에는 없고 경기남부경찰청에는 있다"며 "서울경찰청은 이것을 빌미로 시도경찰청이 해야 할 사건을 용산경찰서로 넘겨 뭉갠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고도 밝혔다.

서영교 위원장도 "지난 4월 FIU 통보 후 경찰이 무엇을 했는지 의문이 있다"며 "올해 (경찰권을 확대하는) 검경수사권 조정이 이뤄졌는데 경찰이 이러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서 위원장은 지난 2일 사퇴한 곽상도 무소속 의원 아들의 화천대유 50억 퇴직금 수수 의혹을 언급한 뒤 "300만원 받는 월급쟁이가 수십년은 저축해야 50억원을 모은다"며 적극적인 수사를 촉구했고 김 청장은 "철저하게 수사하겠다"고 답했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자료량이 방대한 만큼 심층분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검찰보다 소환조사와 압수수색이 늦다는 비판엔 "검찰의 경우 핵심 관계자의 제보를 받아 수사했으나 경찰은 FIU의 자료를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 이것이 결정적인 차이였다"고 답했다.

김 청장은 특검수사의 필요성을 묻는 국민의힘 김형동 의원의 말엔 "의견을 밝히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을 아꼈다.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검경이 따로 대장동 의혹을 조사하고 추적해 비효율적"이라고 지적하자 김 청장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촉발한 부동산 투기 의혹을 수사한 합동수사본부처럼 정부 차원의 합동수사를 하는 것도 효율적"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 기재위, 홍남기 “불법·특혜 떠나 과도한 이익은 재검토해야”

5일 홍 부총리는 기획재정위원회의 기재부 경제·재정정책 국정감사에서 “불법이나 특혜를 떠나서 너무 지나치게 과도한 이익이 가는 형태의 개발 방식은 검토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의 질의에 답하며 “도시개발을 하면 공공개발과 민간개발이 있는데, 공공만 100% 할 수는 없고 잘 조화를 이뤄야 한다”며 “그 과정에서 적정한 이윤이 보장되면 몰라도, 법 테두리를 벗어나는 탈법 요인이 있다면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용 의원이 제안한 토지임대부 공공주택에 대해서는 “토지임대부 공공주택은 올해 초 제도화가 이뤄져, 2·4대책 사업지구나 3기 신도시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유사한 개념인 이익공유형, 지분적립형 주택도 제도화됐기 때문에 적용 확대될 것”이라고 답했다. 토지보유세와 관련해서는 “새로운 비목을 신설하는 것이라 공론화 과정을 거쳐 국민 공감대를 모아가는 게 어떻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일부 민간사업자가 과도한 이익을 거뒀다는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는 "개발 과정에서 과도한 이익이 불법적으로 탈법적으로 돌아가는 것이 일상화되면 안 된다"며 "도시개발법이나 개발이익환수법 등 관련법에 있어서 제도 개선 사항이 있는지 보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장동 개발사업을 평가해달라는 질문에는 수사 결과를 보고 사실 관계를 파악해야 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홍 부총리는 "대장동 사례의 경우 수사가 진행 중이라 일일이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관계 파악이 안된다. 코멘트를 드릴 수 없을 것 같다"며 "제도적으로 허점 있다면 제도를 보완하는 것은 정부의 당연한 책무다. 1차적으로 (수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파악해야 한다"고 했다.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은 대장동 사업을 두고 "'리스크'(위험)는 하나도 없고 '리턴'(보상)은 엄청나게 큰 사업"이라고 봤다. 박 의원은 "민간개발에선 본인이 위험을 부담하고 손해을 보고 이익을 보는 것은 본인 책임이다. (민관) 공동 개발은 그렇지 않다"며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이라고 하나 이 사업은 리스크가 전혀 없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 국토위, ‘내 말이 이재명의 말’ 유동규 음성 공개

국회 국토교통위 국감에서는 유동규 전 본부장이 “내 말이 이재명의 말”이라고 했다는 내용의 녹취록이 공개됐다. 이 지사는 유 전 본부장에 대해 “측근 그룹에 끼지도 못한다”고 밝힌 바 있다.

5일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2009년 상황을 기억하고 있다는 대장동 개발지역 원주민의 제보라며 자신의 보좌진과 남성 주민들의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김 의원이 공개한 녹음에서 한 남성은 “당시 우리는 민간 개발하려고 땅 계약까지 다 했다. (그래서 공영개발에 반대하는) 성남시 집회를 시작했다”면서 “그때 이재명이 ‘대장동이 제2의 고향’이라며 와서는 ‘시장이 되면 일사천리로 사업 시행이 되도록 도와주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당선이 되고 나서 이튿날 대장동에 찾아와 손바닥 뒤집듯 ‘이 건 민간개발 안 된다. 분당 성남의 마지막 남은 땅인데 원주민에게는 절대 피해가 가지 않게 해 줄 테니 협조해달라’고 해 그 자리에서 난리가 났었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이후 상황을 설명하는 다른 남성의 녹취록도 공개했다. 이 남성은 “면담을 신청해도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유동규 본부장에게 가라고 해서 갔더니 (유 본부장이) ‘절대 피해가 가지 않게 하겠다’고 하더라”라면서 “이에 어떻게 책임지느냐고 했더니 ‘내 말이 곧 이재명의 말이다. 믿고 기다려라’라고 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결국 우리가 (평당) 500만∼600만원에 계약한 것을 화천대유, 성남의뜰이 계약을 하면서 반값에 후려쳐서 자기들끼리 나눠 먹은 것 아니냐”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예측한 수익의 12배를 환수한 제가 배임죄라면, 사업을 철회해 회사에 막대한 손해를 끼친 LH 관계자들에게는 무슨 죄를 적용해야 하는가”라고 반박했다.

심상정‧이종대 등 국토부에 자료요청‧증인신청 재차 요구

같은 날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대장동과 관련해 자료를 여러 개 요청했는데 주지 않는다"며 국토부에 대장동 210번지 일원 토지 매각 현황 자료를 다시 요구했다. 그는 특히 "팔린 토지 현황과 단독 상업 준주거용지 등을 구별해서 판매 시기나 판매가 등을 상세히 달라"고도 강조했다.

노형욱 국토부 장관이 "성남시에 요청해보겠다"고 답변하자 심 의원은 "국토부도 민자사업 협약서를 공개한 바 있는데 민간 투자자 때문에 주지 못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성남시가 공개를 하지 않는다면 설득해야 하지 않느냐"며 재차 촉구했다.

이종대 국민의힘 의원도 "대장동 비리 게이트 관련 증인 신청에 대해 여당 간사와 적극적으로 대응해주길 부탁한다"며 위원장에게는 "비리 게이트의 본질을 규명하는 국감의 노력이 실현되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진성준 의원도 "대장동 개발사업 이익은 총 9500억원으로, 이 가운데 성남시는 기부채납으로 5500억원을 환수했다"며 "국민들은 40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돈이 어떻게 개발회사에 넘어간 것에 분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 장관은 "여야 의원들이 각각 다른 시각에서 묻는 질문이 반복되고 있는데, 수사 중인 사안이라 공식적인 입장표명을 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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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경 602@pol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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