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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창선 칼럼] 이준석의 사퇴, 집안 싸움에 날새는 국민의힘

콩가루 집안도 이런 콩가루 집안이 있을까. 정권교체를 하겠다는 국민의힘 얘기이다. 선대위 공보단장을 맡고 있는 조수진 최고위원은 이준석 대표를 향해 “왜 내가 당신 말을 들어야 하느냐”, “난 윤 후보 말만 듣는다”고 따져 물었고, 그날 오후 몇몇 기자들에게 이 대표를 비방하는 내용이 담긴 유튜브 영상을 보냈다. 아무리 나이가 젊은 당 대표라 해도 선대위의 기본 체계를 무너뜨리는 모습이었다. 그런 상황에 격분한 이 대표는 “어떤 형태로 사과한다고 해도 받아들일 생각이 없다”며 선대위에서의 모든 직책을 내려놓겠다고 선언했다. “이 선대위는 이미 기능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며 “선거의 무한책임은 후보자에게 있다”고 윤석열 후보를 겨냥한 말까지 꺼냈다.

선거전 한복판에서 당 대표가 선대위에서 빠지겠다는 파업선언을 하는 초유의 상황이 빚어진 것이다. 이준석-윤석열 갈등이 울산에서 봉합된지 18일만에 다시 국민의힘은 극심한 분열상을 드러내고 말았다. 조수진과 이준석 두 사람의 행동 모두 정치인으로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아무리 이 대표에 대한 불만이 있더라도 당 회의 자리에서 면전에다 대고 그런 발언을 하여 당 대표를 모욕하는 발언을 한 것이 일차적인 잘못이다. 그런 소리를 들은 당 대표가 사과와 사퇴를 요구했으면 정중한 사과라도 해서 불을 꺼야했건만 그러지도 않았다.

그렇다고 정권교체의 한 축이 되어야 할 당 대표가 자신의 불만에 따라 선거에서 손을 놓겠다고 하는 것도 지극히 이기적이고 소아적인 행동이다. 그 자리가 어디 자기 내키면 하고 기분나쁘면 하지 않아도 되는 그런 자리인가. 이준석 대표도 철없는 정치인이라는 소리를 들어도 할 말이 없게 되었다. 당의 무슨 노선이나 정책 같은 중대한 사안을 둘러싼 의견 차이도 아니고, 고작 개인들의 자존심을 건 말싸움 때문에 이런 광경을 국민들 앞에 보인 것은 정말 철부지 같은 행동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 정권교체를 말하기 이전에 언제 어른이 될 것이냐는 힐난을 듣게 되었다. 

최종적인 책임은 윤석열 후보에게 돌아간다. 이 대표가 사퇴 의사를 밝힌 상황에서도 조수진 최고위원에 대해 신속하게 조치를 취하지  못한 책임도 결국 윤 후보의 몫이다. 근본적으로는 이 준석 대표와의 갈등이 빚어지지 않도록 '윤핵관'들을 제대로 단속하지 못한 윤 후보의 리더십도 한계를 드러내게 되었다. 비대하기만 하고 정작 하는 일은 없다는 선대위 구성에 대한 책임도 윤 후보의 몫일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아도 부인 김건희씨의 ‘허위이력’ 문제로 인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다시 혼전 양상으로 들어간 여론조사 결과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작금의 혼돈 상황을 반전시킬 특단의 대책과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윤 후보는 정권교체의 가능성이 가장 높은 선거에서 패하는 야당 대선 후보로 기록될지도 모른다. 

이같은 혼돈이 심화된데는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에게 힘이 실리지 못하는 선대위 체계의 문제도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선거사령탑에게 충분한 권한이 주어지지 못한채 후보의 뜻을 내세우며 호가호위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중구난방의 모습이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힘이나 윤 후보로서는 가장 중대한 현안인 김건희씨 문제에 대해서도 시간은 가는데 국민이 납득할 수 있을만한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 국민의힘 상황에서는 김종인 위원장이 다시 ‘차르’ 소리를 듣더라도 전권을 행사하는 것 밖에 달리 길이 없어 보인다. 

국민의힘이 보여준 이같은 집안 싸움의 모습은 정권교체를 바라던 많은 국민들에게는 커다란 분노를 안겨주고 있다. 대체 국민의힘과 윤석열 후보는 정권을 담당할만한 능력을 갖고는 있는 것일까. 국민의힘이 집권한다고 해서 민주당 정권보다 더 나은 정권이 될 수 있을까, 그런 회의섞인 질문들을 국민들은 던지고 있다. 민주당의 이재명 후보가 위기 극복을 위해서 그랬듯이, 후보만 빼고는 모든 것을 다 바꾼다는 각오로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지 않는다면 갈수록 실망해가는 국민들의 마음을 붙잡기 어려울 것이다. 자신들이 지금 얼마나 낯뜨겁고 부끄러운 광경들을 국민에게 보이고 있는지, 국민의힘은 대오각성할 때이다.

 

※ 외부 필자의 기고는 <폴리뉴스>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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