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진 “책임없다? 도덕적 해이”…최민희 “은폐했다? 억울”

민주통합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정책연구원이 총선 패배의 원인을 분석한 보고서가 특별한 사유 없이 묻힌 것을 두고, 당시 당을 맡았던 문성근 전 대표대행의 책임론이 공개적으로 불거졌다.

‘총선 패배의 원인을 제대로 평가하지 않아, 대선까지 패배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대선 평가 과정에서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상진 민주당 대선평가위원장은 1일 오후 충남 보령 한화리조트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패배 진단’ 토론회에서 “(문성근 전 대행은) 내 책임은 아니라고 말씀하시는 것이 과연 민주당을 위해 좋은 것인가. 공적 책임을 맡은 분으로 그렇게만 말씀하셔야겠나”라고 말했다.

한상진 위원장은 “(문 대행은)‘총선 보고서를 보완해서 멋있게 만들어 보자’고 결정하고 물러났기 때문에 당신의 책임이 아니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다”면서 “(그러나)문성근 책임자가 원했던 것은 아니지만 아무런 조처가 없었다. 결과적으로 민주당이 4.11 총선에 대한 아무런 자체 평가가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한 위원장은 “(문 대행이 이 보고서가) 괜찮다고 봤다면 하드 카피를 수거할 필요가 없고 논의 금지할 필요가 없다”며 “장려를 해줬어야 했는데 (문 대행의 결정)이후 민주정책연구원은 아무 것도 못했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그렇다면 (문 대행이)‘정말 죄송합니다, 결과적으로 이렇게 돼서 내가 미안하다’고 하는 게 당을 살리는 것”이라며 거듭 ‘문성근 책임론’을 제기했다.

한 위원장은 ‘총선 보고서 묵살’과 관련해 “작은 사건 같지만 대단히 의미심장한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총선 패배라는)커다란 실수가 일어났는데 알람 장치가 없었다. 커다란 문제가 터졌는데 아무도 책임지려고 하지 않는 것”이라며 “도덕적 해이가 극명하게 드러난 것이다. 민주통합당은 큰 병에 걸려 있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이 총선 보고서에 대한 책임론을 공개적으로 제기하자, 문 대행이 보고서를 묵살한 책임이 없다는 반론도 즉각 제기됐다.

최민희 의원은 “문 대행은 20일 간 대표대행직을 맡았고, 총선 평가 보고서를 15명이 참석한 5월29일 비공개 회의에서 보고를 받았다”며 “(이 회의에서)‘여러 문제 제기가 있으니 그 문제 제기를 보완해서 반드시 (보고서를)공개하자’고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최 의원은 이어 “(이 결정을 하고 문 대행은)5일 뒤에 물러났다”며 “(보고서)은폐 사건이기보다는 실종 사건이라고 본다. 이 보고서가 어떻게 실종됐는지 규명해서 문성근 대표가 은폐했다는 억울함을 풀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문성근 전 대행은 지난달 30일 트위터를 통해 “한상진 위원장이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문성근 대표대행 때 총선평가를 묵살했다’고 말했는데 사실이 아니다”며 이를 부인했다.

그는 “평가서를 받고 토론이 있었는데 저는 평가를 철저히 해서 공개해야한다는 입장”이었다며 “(저는) ‘raw data를 공유해 외부평가도 받아 함께 발표하자’ 결정했다. 그 이후 진행상황은 다음 지도부의 일”이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문 전 대행은 이날 워크숍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이날 워크숍에서 한 위원장과 최 의원 양측만 이견을 보이는데 그쳤지만, 향후 대선평가 작업이 마무리되면 본격적으로 ‘친노 책임론’이 제기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상진 위원장은 “구체적인 행동과 결정 과정을 살필 것”이라며 “미리 사람을 상정하고 접근하지는 않는다. 인적 청산은 궁극적으로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선평가위원회는 최근 민주정책연구원에 대한 평가 작업을 마무리했고 3월 말까지 ‘단일화 과정’, ‘문재인 후보 활동’ 등과 관련한 대선 평가 작업을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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