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충분히 대화할 준비돼 있어" ...김성태 "국회 권력 넘겨줄 수 없어"
종로·영등포갑·남양주갑·용인갑·화성을, 단일화 성사시 해볼만
양향자 "국힘 이원모 후보와 단일화 의향"
이준석 "단일화 검토 안 해" 천하람 "정치공학적 단일화, 정치를 개같이 하는 형태"
유인태 "실익도 없으면서 명분만 잃는 일"

4·10 총선이 12일로 다가온 가운데 국민의힘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열세를 면치 못하자 일부 지역구에서 개혁신당과의 후보단일화 가능성을 언급하기 시작했다 [사진=연합뉴스]
4·10 총선이 12일로 다가온 가운데 국민의힘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열세를 면치 못하자 일부 지역구에서 개혁신당과의 후보단일화 가능성을 언급하기 시작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4·10 총선이 12일로 다가온 가운데 국민의힘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열세를 면치 못하자 100석도 어렵다는 위기감이 돌고 있다. 이에 일부 지역구에서 개혁신당과의 후보단일화 가능성을 언급하기 시작했다. 서울 종로와 용인, 화성 등 개혁신당 후보가 출마한 곳에서 단일화를 통해 민주당 후보와 일대일 구도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개혁신당은 전혀 생각이 없다며 "당을 떠나지 않고 단일화 협상을 할 경우, 최고 수준의 징계를 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김성태 "국회 권력 넘겨줄 수 없어".. 장동혁 "충분히 대화할 준비돼 있어"

후보단일화는 양향자 개혁신당 경기 용인갑 후보가 최근 "국민의힘 이원모 후보와 단일화 의향이 있다"고 언급하면서 불거졌다. '한국의희망' 대표였던 양 후보는 이준석 대표와 개혁신당 '반도체벨트'의 핵심이다. 그러나 개혁신당 비례대표 공천에서 '한국의희망' 계열 후보가 공천에서 배제되면서 한때 탈당 기자회견까지 결행하려다가 전격 취소한 바 있다. 

경기 화성을에 출마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한정민 국민의힘 후보가 합치면 민주당 공영운 후보와 해볼만 하다는 이야기도 나오면서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이 서로 지역구를 주고 받는 후보단일화 아이디어가 등장한 것이다.

전날(28일) 김성태 국민의힘 서울권역 공동선대위원장은 유튜브 '강펀치'에 출연해 "수도권 개혁신당 후보와 국민의힘 단일화 논의를 대승적으로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서 어려운 시간을 보낸 것을 인정하지만,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에 국회 권력을 넘겨줄 수는 없는 일"이라면서 ▲서울 종로 금태섭 ▲영등포갑 허은아 ▲경기 화성을 이준석 ▲화성정 이원욱 ▲용인갑 양향자 ▲남양주갑 조응천 개혁신당 후보를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이에 대해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 겸 총괄선대본부장도 29일 개혁신당 후보들과의 단일화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밝혔다.

장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언론 보도로만 보면 개혁신당 입장이 정확하게 어떤 것인지 잘 모르겠다"며 "양향자 후보 개인의 단일화 의사인지 아니면 개혁신당 후보들이 출마한 모든 지역구를 놓고 전체 단일화를 논의해 보자는 것인지 정확히 잘 읽히진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양 후보가 있는 지역구만의 단일화든, 아니면 개혁신당의 다른 후보들이 있는 곳의 몇몇 군데를 더 확대해서 단일화하는 방안이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충분히 대화할 준비는 돼 있다"고 부연했다.

개혁신당은 약 43여명의 지역구 후보자가 출마했다. 이 중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출마자는 과반 이상인 24명이다.

특히, 수도권에서 뛰고 있는 이준석(화성을)·양향자(용인갑)·이원욱(화성정)·조응천(남양주갑)·금태섭(종로)·허은아(영등포갑) 후보는 적게는 5%에서 많게는 20% 정도의 지지율을 얻고 있는 만큼 이 지역에선 개혁신당의 영향력이 선거 승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장 사무총장은 "제가 보는 경합지역의 대략적 기준은 ±5%"라며 "1%, 2~3% 범위에 있는 곳들도 있지만 대략 5%라고 하더라도, 계속해서 5%가 뒤지는 곳보다는 예전엔 거의 비슷했거나 조금 앞섰는데 5% 차이로 뒤지는 지역도 제가 해볼 수 있는 경합지역으로 분류해서 해보겠다"고 말했다.

즉, 개혁신당 후보들과 단일화를 통해 5% 안팎의 지지율 격차를 만들어 낸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계산이다.

종로·영등포갑·남양주갑·용인갑·화성을, 단일화 성사시 해볼만

[출처=코리아리서치]
[출처=코리아리서치]

현재 개혁신당 후보들이 출마한 지역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의힘의 절박함을 유추해볼 수 있다.

먼저, MBC가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에 의뢰해 지난 23~24일 서울 종로 유권자 5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전화면접, 95% 신뢰 수준에서 ±4.4%p)에서 민주당 곽상언 후보는 47%, 국민의힘 최재형 후보는 38%를 얻었다. 개혁신당 금태섭 후보는 4%에 그쳤다.

종로에서 국민의힘과 개혁신당 후보단일화가 이뤄진다면, 단순 계산상으로 47% 대 42%로 5% 격차로 줄어든다.

영등포갑도 비슷한 상황이다. 뉴스핌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25~26일 영등포갑 유권자 500명에게 후보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유무선 ARS, 95% 신뢰 수준에서 ±4.4%p) 민주당 채현일 후보 43.7%, 국민의힘 김영주 후보 35.7%, 개혁신당 허은아 후보 7.1%로 나타났다.

경기 지역에서는 남양주갑과 용인갑, 화성을 등이 국민의힘에게 놓치기 어려운 지역이다.

여론조사꽃이 25~26일 양일간 남양주시 갑 유권자 5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최민희 후보가 41.9%, 국민의힘 유낙준 후보 24.6%, 개혁신당 조응천 후보 10.6%로 나타났다. 조 후보가 해당 지역구 현역인 만큼 단일화를 할 경우 시너지가 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경기 용인갑은 경기신문이 알앤써치에 의뢰해 21~23일 선거구 유권자 5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서 ±4.4%p)에서 민주당 이상식 후보 48.2%, 국민의힘 이원모 후보 40.5%, 개혁신당 양향자 후보가 3.1%의 지지를 받았다.

[출처=한국일보]
[출처=한국일보]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나서는 화성을은 단일화 효과가 가장 클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일보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23~26일 화성을 유권자 51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전화면접, 95% 신뢰수준에서 ±4.3%p) 민주당 공영운 후보가 36%,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 21%, 국민의힘 한정민 후보 15%로 나타났다. 개혁신당과 국민의힘 지지율을 합하면 민주당과 동일하다.

[출처=MBC 여론M]
[출처=MBC 여론M]

충청과 경남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충청투데이와 TJB대전방송의 의뢰로 조원씨앤아이가 23~24일 유성갑 유권자 5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ARS, 95% 신뢰수준에서 ±4.4%p) 민주당 조승래 후보 48.1%, 국민의힘 윤소식 후보 39%, 개혁신당 왕현민 후보 4.5%였다.

MBC경남이 케이에스오아이 주식회사(한국사회여론연구소)에 의뢰해 23~24일 거제 유권자 500명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ARS, 95% 신뢰수준에서 ±4.4%p)에 따르면 변광용 민주당 후보가 48.3%로 현역 의원인 서일준 국민의힘 후보(40.9%)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전 부산대 특임교수 김범준 개혁신당 후보는 3.8%였다.

이준석 "단일화 검토 안 해" 천하람 "정치공학적 단일화, 정치를 개같이 하는 형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29일 일부에서 제기된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의 일부 지역구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개혁신당 내에서 토론하거나 논의한 바가 없고, 공식적인 제안도 없고, 저희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전날 김성태 국민의힘 서울권역 공동선대위원장이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의회 독식을 저지하기 위해 국민의힘과 단일화에 나서야 한다'고 한 데 대해 "현재 정권심판 여론이 매우 높은 선거 상황 속에서 과연 개혁신당 후보들에게 도움이 되는 상황인지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과 별개로 들어오는 표만큼 나가는 표가 있을 것"이라며 "개혁신당이 정권심판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있는 상황 속에서 국민의힘은 정권 옹호를 지금까지 해온 정당인데 결합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국민의힘은 지금까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적절한 지적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전부 다 내부총질로 몰아서 이 사태를 일으켰다. 거기에 대해 반성한다는 것은 자기 부정"이라며 "저는 그렇게까지 할 사람들이었으면 이미 했다 이런 생각이다"라고 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염치가 있다면 공식 (단일화) 제안을 할 수 있겠는가"라며 "개혁신당 후보들의 표를 오히려 잠식하기 위한 의도가 아닐까 의심하는 상황"이라고 내비쳤다.

그러면서 "어떤 비공식적으로 두서없는 제안들이 나오는 것이 반복되면 저희는 강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천하람 개혁신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29일 오전 이경선 서울 서대문갑 국회의원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제4차 개혁신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및 서울본부 출정식에서 "개혁신당은 단일화 장사 따위나 하려고 만든 정당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개혁신당은 한국 정치를 근본적으로 개혁하려는 용기 있고 소신 있는 정치인들의 정당"이라며 "선대위 출정식에서 개혁신당은 초심으로 돌아가겠다고 말씀드렸다"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에 명확하게 말씀드린다"라며 "개혁신당은 국민의힘과 단일화를 할 생각이 없다"라고 날을 세웠다. "이준석 대표를 필두로 소신과 용기 있는 개혁신당이 누구보다 당당하게 윤석열 정권과 국민의힘을 심판할 것"이라는 지적이었다.

이어 "개혁신당 구성원과 후보들께도 명확하게 말씀드린다"라며 "단일화는 선택지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선명한 개혁의 길이 아니라 윤석열 정권과 국민의힘에 부역하는 길을 가겠다면, 개혁신당을 떠나시라"라며 "개혁신당을 떠나지 않고 단일화 협상을 할 경우, 최고 수준의 징계를 하겠다"라고 경고했다.

천 위원장은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낮은 지지율이 걱정이면, 개혁신당과의 단일화를 고민할 시간에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백 수수 대국민 사과를 시키시라"라고 일갈했다. 한 위원장을 향해 "근본적인 국민의 열망을 외면하고 정치공학적으로 단일화에 몰두하는 것, 그것이 바로 정치를 개같이 하는 한 형태 아니겠느냐?"라고도 그의 전날 발언을 되돌려주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도 후보단일화는 개혁신당에게 손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2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정권 심판론이 이렇게 우세한 속에서 (후보 단일화는) 별 실익도 없으면서 명분만 잃는 일"이라고 쓴소리했다.

이어 "그나마 비례가 마음에 들어서 찍어주려고 하던 사람도 단일화했다고 하면 안 찍을 것 같다"며 비례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즉 "국민의힘 지지층이 갑자기 보기 싫었던 개혁신당에 표를 주지는 않을 것이고 중도 성향이 이준석 개혁신당에 우호적인데 단일화했다, 그러면 '심판 세력하고 연대를 뭐하러 하냐'며 등을 많이 돌린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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