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특정주자에 ‘몰표’ 없이 ‘황금분할’ 될 듯

대통합민주신당 본경선의 최대분수령 광주.전남 선거를 앞두고 각 캠프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폭풍전야’라 할 수 있는 현재, 여전히 호남의 민심은 안갯속이다.

추석 이후 아직까지 호남의 지역여론조사 데이터는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27일 발표된 < CBS >와 ‘리얼미터’의 여론조사 결과, (성인 남녀 607명 대상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98%p) 정동영 후보가 통합신당 지지층에서 40.7%를 기록 손학규(30.0%). 이해찬(23.3%) 후보에 비해 오차범위를 넘어 앞서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토대로 보면, 정 후보가 우세를 유지한 가운데, 손 후보의 추격이 예상된다. 이 후보는 다소 뒤쳐진 상태를 보이는 게 신당경선의 현재 판세다.

특히 이번 경선에서 ‘전략적 투표’ 경향이 강한 호남민심은 특정후보에게 몰표를 주는 일이 없을 것이란 게 정가소식통들의 전언이다. 이 경선이 ‘표 대결’이 아닌 ‘순위싸움’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가능해지는 대목이다.

이 같은 호남표의 ‘황금분할’은 초반4연전에서 특정주자 ‘몰표’ 현상으로 ‘동원.조직 선거’로 얼룩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호남 출신인 정 후보에게 ‘표 쏠림’ 현상이 심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에서 나온 것이다. 또 광주.전남 경선 이후 바로 부산.경남 등 영남권 경선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지역주의’ 대결을 최대한 호남에서 피할 공산이 큰 이유에서다.

이와 함께 김대중 전 대통령의 ‘중립표방’도 이런 균등분할 선거판도에 한 몫 할 것으로 보여 진다. 각 주자들은 ‘金心’이 자신들에게 있다고 ‘아전인수’격 해석을 내놓고 있지만, 정작 김 전 대통령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호남민심이 新대세론을 유지하고 있는 호남출신 정 후보를 얼마나 지지할지 여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범여권 대통합이 지지부진한 상태에서, 신당창당에 기여했던 손 후보에게 ‘보은(報恩)성’ 투표가 이어질지도 관심이다.

아울러 충청권출신이면서 친노직계로 분류돼 영남권 표 공략에서 유리할 수 있는 이 후보에게 ‘전략적 투표’를 할지도 주목된다.

호남경선, ‘표대결’ 아닌 ‘순위대결’ 될 듯…“특정주자에게 몰표는 없다”

‘광주.전남’ 경선을 앞두고 각 캠프는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호남이 신당의 정치적 기반이자, 정권탄생의 거점이었던 점은 분명한 사실이다.

실제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와 이회창 후보의 표 격차는 약 57만 표였다. 그리고 호남(전북.전남)에서 노 후보가 이 후보를 앞선 표차는 190여만 표이고 영남(경북.경남)에서 이 후보가 노 후보를 앞선 표차는 140여만 표였다. 호남의 몰표 현상이 없었다면 노무현 대통령은 당선될 수 없었다는 해답이 나온다.

또한 노 대통령에 대한 광주의 절대적 지지가 부산.대구에서의 열세를 상대적으로 만회하는 계기가 됐다. 그만큼 호남의 표심이 신당경선의 대세를 결정할 수 있는 바로미터다.

이런 탓에, 호남의 선택이 어느 후보를 향할지가 신당경선의 최대관전포인트다.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우상호 의원), ‘최선을 다할 뿐이다’(선병렬 의원), ‘신당경선에 관심이 없다’(김형주 의원) 등의 발언에서 알 수 있듯, 광주.전남 민심의 향배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다만 호남은 전통적으로 ‘전략투표’를 행해왔던 터라, 특정주자에게 ‘몰표’를 주지 않고, 3명의 주자에게 고르게 표를 나눠줄 가능성이 높게 제기되고 있다. 지역출신 주자에게로 ‘표 쏠림’ 현상을 최대한 자제해, ‘조직.동원 선거 의혹’을 불식시킬 것이란 게 정가의 관측이다.

여기에는 호남경선 이후 이어질 오는 30일 부산.경남 경선에서 친노주자 등에 대한 몰표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도도 숨어있는 것이다. ‘표 대결’이 아닌 ‘순위싸움’으로, 대세론의 방향만을 광주.전남에서 정해줄 가능성도 있다.

정동영, 新대세론 여세 얼마나 유지하나

이 같이 호남의 ‘황금분할’ 투표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가운데, ‘新대세론’을 불러일으킨 정 후보가 계속 상승세를 유지할지 여부가 주목된다. ‘희망이 없다’란 말이 통상적으로 회자될 만큼 광주.전남 지역의 ‘무관심’이 늘어나고 있다는 게 추석연휴 내내 상주한 각 캠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런 상황에서 투표율이 그다지 높지 않을 경우, 정 후보의 ‘조직력’은 다시금 위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높다. 정동영 캠프는 자체적으로 ‘5(정동영):3(손학규):2(이해찬)’ 정도로 판세를 자체분석하고 있다.

정 후보 측 노웅래 대변인은 27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체 여론조사 결과, 정 후보가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광주.전남에서 정 후보가 1위를 차지한다면, 부산.경남 판세도 결코 이해찬 후보 측에 유리하지만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비서실장의 ‘부산정권’ 발언 등, 호남인들은 현 정부에 대해서 소외감 및 불만이 쌓여있다”면서 “울산.제주.충북에서 선전한 호남출신인 정 후보에게 우세한 지지를 보내줄 수도 있다”고 기대했다.

이날 발표된 < CBS >와 ‘리얼미터’의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신당 지지층에서 정 후보가 손 후보를 약 10%p차로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정 후보 측은 이번 기회에 확실히 판세를 굳히겠다는 전략이다.

정 캠프 일각에서는 ‘호남필패론’의 대상인 정 후보가 신당의 최종후보가 된다고 하더라도, 문국현 후보, 민주당 후보 등과 ‘3자 단일화’를 통해, 이 같은 성향이 옅어질 가능성도 있고, 단일화를 통해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1:1’ 대결구도가 만들어진다면, 해볼 만도 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강하게 들리고 있다.

손학규, 향후 경선레이스 유지할 수 있는 추동력 얻을 수 있나

또한 이번 경선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손 후보에 대한 ‘보은(報恩)성’ 표심이 얼마나 작용할지 여부다. 이는 범여권 대통합이 지지부진한 상태에서 손 후보의 합류로 ‘통합신당창당’ 작업에 탄력이 붙었던 점에 대해 호남인들이 손 후보를 지지해줄지가 최대 관건이다.

이미 신당경선 ‘초반4연전’을 거치면서 대세론이 사라져, 위기에 처한 손 후보를 호남이 지지해주면서, 경선레이스를 계속 이어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줄 수 있다는 관측이 정가에선 회자되고 있다.

손 후보 측 우상호 의원은 이날 <폴리뉴스> 기자와의 통화에서 “1-2주 전 호남지역 여론조사를 보면, 정 후보가 손 후보에 비해, 7-8% 가량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추석 이후 민심은 변했다”며 “광주에서는 손 후보와 정 후보 간 팽팽한 2파전이 예상되고, 전남에서도 정 후보를 손 후보가 맹추격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통합신당이 창당될 때, 손 후보가 기여했던 점을 호남인들인 잊지 않고 있다”며 “이에 따라 지지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박광태 광주시장 등이 손 후보에게 우호적인 성향을 보이면서, 막판 표심이 손 후보 쪽으로 향할 수 있다는 게 손 후보 측의 주장이다.

우 의원은 “손 후보가 광주.전남 경선에서 접전을 벌인 끝에 2위를 차지한다고 해도 경선판도의 변화를 줄 수 있다”며 “순위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표를 얻느냐도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이해찬, ‘충남.영남’ 배경으로 ‘전략표’ 흡수하나

이번 경선에서 호남인들은 충청권 출신이면서, 영남표 공략에 유리한 이 후보에게 ‘전략적 지지’를 보낼 가능성도 있다. 이것이 3번째 경선 관전포인트다.

친노후보단일화를 이룬 이 후보의 경우, 청와대 및 참평포럼의 조직적 지원에 힘입어 영남권 공략이 여타의 후보에 비해 유리할 수 있다.

또한 이 후보가 충남 청양 출신이어서, 범여권이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충청권 공략이 필수적인 점을 감안, 여론조사 결과 열세에 놓여있는 이 후보에 대한 막강화력을 지원해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 후보 측 윤호중 전략기획본부장은 이날 통화에서 “추석 민심을 살펴보면, 이번 경선은 정 후보와 이 후보가 선두권을 형성하면서, 손 후보가 약간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손 후보의 경선이탈로 인해 민심이반이 일어났고, 이 후보에 대한 ‘전략적 투표’가 행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광주.전남 경선에서 선두권을 형성하고, 부산.경남 경선을 거쳐 ‘1위 역전’을 목표로 한다”며 “호남지역 선거운동원들도 ‘운동’ 하기 편해졌다는 말을 많이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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