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정동영 후보측 김현미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난 17일, 이해찬 후보측 핵심 인사들과 손학규 후보측 핵심 인사들이 만나고 있는 것을 목격한 바 있다”고 孫-李 연대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다.

두 후보의 연대는 사실상 정동영 후보로 직결되는 ‘호남후보 죽이기’를 위한 것으로, 지역주의 부활이기 때문에 결코 묵과할 수 없다는 것이 김 대변인의 문제 제기 이유다.

손학규 후보와 이해찬 후보의 연대 개연성은 이해찬 후보 캠프의 선대위원장을 맡게 된 유시민 전 장관을 통해 형성될 수 있다. 유 전 장관은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부터 손 후보와의 연대 가능성을 높여온 바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경선 과정에서 이-손 두 후보간 反DY 공감대가 다져지고 있어, 연대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는 분위기다.

정 후보측은 손-이 연대 때문에 손학규 후보가 돌연 칩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당사자격인 손학규 후보 캠프와 이해찬 후보 캠프 관계자들은 ‘손학규 칩거’에 대한 화실이 자신들에게 직격탄으로 날아올 것을 우려, “정동영이 물타기 하려는 술수”라고 강력 비난하며, 연대설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현미, “양 캠프 핵심 인사들끼리 만나는 것 목격했다”

정동영 후보측 김현미 대변인은 손학규-이해찬 두 후보간 연대 조짐이 있다고 확신에 찬 모습을 보였다.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 대변인은 “지난 월요일 양 캠프(손학규-이해찬)의 핵심 인사들끼리 만나는 것을 봤다”며 “누구라고 말은 못하지만, 왜 그들이 함께 있었겠냐”고 손학규-이해찬 연대의 단초라는 점을 확신했다.

특히 김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서도 유시민 전 장관을 겨냥, “어제 이해찬 캠프 선대본부장 맡은 분이 이-손 단일화를 언급한 바 있다”고 말하며, 친노 핵심 이광재 의원에 대해서도 “오늘 신문을 보니, 이광재 의원이 본격적으로 이-손 연대를 말씀하셨다”고 연대가 본격화 되고 있다는 듯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대변인은 “우리는 이 같은 배경에 지역주의가 작동하고 있음에 분노를 금치 못한다”고 강조했다. 정동영 후보가 호남후보인 이유에서 호남후보 배제론이 작동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광재 의원이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경선은 호남에 수도권.충청도를 ‘플러스 알파’할 수 있는 손학규-이해찬 구도의 경쟁구도가 돼야지 정동영 후보로 가면 이길 수 없다”며 “중진 및 중립지대 의원들이 손학규, 이해찬 후보를 지원하면 상황이 바뀔 것”이라고 말한 것과 관련해서도 “호남 유권자를 뭘로 보느냐”고 맹비난했다.

김 대변인은 “호남 배제론을 공공연히 유포하고 그런 구도를 만들려는 양 캠프의 움직임에 대해 이러한 이-손 연대 움직임을 즉각 중단할 것을, 그리고 지역주의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해찬 측, “손학규 칩거에 대한 물 타기 정략이다”
손학규 측, “정동영측 주장일 뿐”...일축

김 대변인의 이 같은 손-이 연대 제기에 이해찬 캠프와 손학규 캠프 모두는 전면 부인하면서 발끈하고 나섰다.

특히, 이해찬 후보측 유시민 선대위원장 공보특보는 20일 <폴리뉴스> 기자와 통화에서 정동영 후보측 김현미 대변인의 주장에 울분을 감추지 못하며 격렬하게 반박했다.

허 특보는 김 대변인이 양 캠프 핵심 인사들간 만났던 것을 가지고 연대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 “원래 친한 사람들인데, 친한 사람들끼리 한번 만나서 술 한 잔 하고, 밥 한번 먹었다고 연대의 증거라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강력 반발했다.

그러면서 허 특보는 유시민 본부장 및 이광재 의원이 손-이 연대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한 데 대해서 “이해찬 후보가 이기면 정동영-손학규 모두를 포용할 수 있지만, 정동영이 이기면 이해찬-손학규 후보를 포용하지 못한다는 취지에서 한 말”이라고 해명했다.

오히려 허 특보는 “이-손 연대는 정동영 쪽의 주장”이라며 이번 이-손 연대 주장은 정동영 후보측의 정략적 차원에서 이뤄졌다는 점을 주장했다. 이와 관련, 허 특보는 “손학규 후보가 왜 칩거에 들어갔나, 정동영 때문에 칩거에 들어간 것 아니냐”며 “자신의 문제가 커지려고 하니까 이-손 연대를 들고 나와 물 타기 하려는 것”이라고 격한 감정을 표출했다.

또, 허 특보는 정 후보측에 대해 “그런 인간쓰레기들과 같은 당에서 경선을 치르고 있다는 게 미칠 것 같다”며 “쓰레기들을 이번 기회에 분리수거해내야 한다”고 폭언을 퍼부었다.

손학규 후보측도 정동영 후보측의 이 같은 연대설 제기에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와 관련, 손학규 후보 수행단장인 정봉주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손 연대는 정동영측 주장일 뿐”이라며 “유시민 쪽에서 손학규와는 손을 잡아도 정동영과는 손을 잡을 수 없다고 하니까, 정동영 쪽에서 음모라고 주장하고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