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유경 기자] 국민의힘 차기 전당대회를 앞두고 '주호영 리더십'을 놓고 친윤석열계에서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지난 11일 더불어민주당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해임건의안을 단독 처리한 이후, 대표적인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인 장제원 의원과 차기 당권주자 김기현 의원, 이른바 ‘김장연대’로 불리는 두 의원이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협상을 주도한 주 원내대표에 대해 비판적 의견을 드러냈다.

장 의원은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주 원내대표가 이끈 ‘선 예산안 처리, 후 국정조사’ 합의와 관련해 “국정조사 또한 정권 흔들기, 정권 퇴진 운동에 불과하다. 애초 합의해 줘서는 안 될 사안이었다”고 적었다. 

이어 “우리는 민주당이라는 집단을 상대로 합리적 운운하는 달콤한 속삭임에 꾀여 ‘겉멋 패션정치’로 대응해서는 안 된다”라고 덧붙였다.

주 원내대표는 그 다음날인 12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정조사 합의를 두고 책임론이 나온다’는 취지의 질문에 “책임론까지는 무슨, 말을 좀 만들지 말라.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수도 있다”라며 일각의 우려를 일축했다.

같은 날 장 의원은 국민일보에 자신이 올린 글과 관련해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고충을 왜 모르겠나. 불화설 얘기가 나오는 것 같은데, 주 원내대표와 불화 같은 것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 “내 글의 취지는 민주당의 행태를 지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주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과의 만찬 직후 차기 당대표 조건으로 ‘수도권 지지’ ‘MZ세대’를 내세운 바 있다. 이에 장 의원은 “어떤 의도로, 어떤 생각으로 그런 말씀을 하시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간다”며 불편한 기색을 표하기도 했다.

장 의원은 또 지난 국정감사 도중 ‘웃기고 있네’ 메모 건으로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과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을 퇴장시킨 주 원내대표를 겨냥해 “의원들이 (주 원내대표 조치에 대해) 부글부글하더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기현 “장제원, 尹정부 성공에 좋은 파트너…尹대통령과 긍정적 얘기”

김기현 의원은 앞서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 관저에서 단독 회동을 가진 데다, 장 의원과도 국회에서 함께 있는 모습을 보이며 ‘친윤’으로서의 존재감을 부각하고 있다. 김 의원도 주 원내대표의 협상에 대해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12일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민주당과의 국정조사 합의 자체가 잘못된 것이냐’는 질문에 “원내대표를 맡은 입장에선 여러 고민이 있겠지만 저 개인 입장에선 현금 주고 부도 어음 받을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면서도 “판단을 잘했다, 잘못했다에 대한 문제는 각자 평가에 관한 것이어서 저대로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오후 부산시의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장제원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PK 지역 발전을 위해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장 의원은) 생각하는 것이나 정책 방향 등에서 서로 간에 공감되고 코드가 맞는 정치인”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과 장 의원은 지난 6일 국회에서 약 30분 가량 만남을 갖기도 했다. 이에 대해 7일 국민의힘 공부모임인 ‘국민공감’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비공개 회동도 아니고 그냥 만났다. 의원들끼리는 의원실에서 서로 오가면서 차 한 잔씩 하지 않나. 그런 차원이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지난달 30일 윤 대통령 관저에서 독대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윤 대통령과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 말씀드리는 건 적절하지 않다”며 “긍정적인 얘기가 안 나왔으면 3시간 동안 할 얘기가 있었겠나”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