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CEO에서 대권주자로…이명박 '대항마' 자임

'사람중심 진짜 경제론'을 내세운 문국현 후보는 지난 8월 23일 대권에 도전했다. 유한킴벌리 사장에서 정치인이 된 것이다. 문 후보는 대통합민주신당에 합류하지 않은 채, 독자신당을 추진중이다. 제3후보로서 새로운 정치실험에 도전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 19일 <동아일보>가 보도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문 후보는 대선후보 지지도에서 4.4%로 4위를 차지했다. 한나라당의 이명박 후보(50.2%), 통합신당의 정동영 후보(10.2%), 손학규 후보(4.5%)에 이어서다. 이 같은 문 후보의 지지도는 친노단일화에 성공해 신당의 경선레이스에 '다크호스'로 떠오른 이해찬 후보(4.0%)를 앞선다.

출마선언 한달 만에 3-5% 안팎의 지지율을 확보한 문 후보는 결코 여타의 범여권 주자들에 비해, 약하지 않은 파괴력을 지닌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미비한 지지도다. 또한 통합신당 및 민주당 등의 후보에 비해, 조직력을 갖추지 못한 탓에 이런 지지율이 답보상태에 머물 공산도 있어 보인다.

내달 말경 '독자신당'을 창당하겠다는 문 후보의 '신당플랜'이 성공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제3후보로서, 새로운 정치실험에 도전하고 있는 문 후보가 국민들에게 어떤 선택을 받을지 주목된다.

文, 제3후보로서 독자행보…10월말, '대안정당' 건설 예정

문 후보는 NGO 정치결사체 '창조한국'을 기반으로 독자세력화에 나선다. 창조한국 조직위측은 신당 창준위 구성 이후 12개 시.도당을 구성하고, 늦어도 내달 말에는 창당한다는 잠정 '로드맵'을 그려놓은 상태다. 시.도당은 서울, (부산.울산), (대구.경북), 인천, (대전.충남), (광주.전남), 경기, 강원, 충북, 전북, 경남, 제주 등 12개 권역에 창당된다.

일단 '창조한국'은 1만명의 회원규모로 시민사회 네트워크 구축 정치신인 계발 및 훈련 정치적 아젠다 생산 등을 담당할 예정이고, 창조한국 내 창당핵심그룹은 기업인 300명, 각계각층 인사(직능) 600명 등 900명으로 구성돼, 별도로 신당 창당에 박차를 가할 방침인데, 이 그룹에는 '기존정치인' '준정치인' '정치신인' 등이 동등하게 참여할 전망이다.

문제는 통합신당내 현역의원 및 범여권 개혁진영에서 '문국현 신당'에 대해 외면하고 있는 현실이다.

지금까지 문 후보에 대한 공개지지를 선언한 의원은 원혜영, 이계안 의원 등 2명뿐이다. '민생모임' 출신의 제종길 의원도 문 캠프를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들은 신당 당적을 유지한 채, '문국현 신당'으론 합류하지 않을 태세다. 이 의원은 '추석 이후 문 후보의 지지율 추이를 보겠다'고 밝힌바 있고, 제 의원은 '문국현 신당에는 참여 안 한다'는 입장이다.

문 후보에 우호그룹으로 분류되던, 유인태, 김영춘 의원 등도 '암중모색' 중이다. 심지어 그간 ‘개혁정책연대’를 꾸리며, 문 후보와 교감해온 천정배 전 장관, 정성호 의원 등도 컷오프 이후 사실상 문 후보와 관계를 끊은 상태다.

이처럼 현역의원 프리미엄을 누릴 수 없는 '문국현 신당'의 성공 관건은 문 후보의 지지율이 얼마나 오를 수 있느냐에 모아져 있다. 지난 19일 <동아일보>-‘코리아리서치센터’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문 사장의 지지율은 4.4%로 범여권 내 3위다. 정 후보는 10.2%, 손 후보는 4.5%, 다음이다. 하지만 지지율이 3-4%에 머물러서는 힘들다는 게 캠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통합신당처럼 조직력을 확보하지 못한 가운데, 지지도 측면에서 신당 1위 후보와 견주어 대등한 지지율이 확보해야 한다는 소리다.

지난 2002년 후보단일화 시, 노무현 후보는 민주당이란 조직력을 확보했지만, 지지율은 10%후반에서 20% 초반이었다. 반면 정몽준 후보는 조직력이 미비했지만, 지지도는 한때 29.5%까지 나오곤 했다. 때문에 노 후보의 조직력과 정 후보의 인지도가 시너지효과를 내, 당시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에 맞서 승리할 수 있다란 계산이 '양자 후보단일화'를 견인했던 것이다.

하지만 현재는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과반 가까운 지지를 받고 있고, 나머지 범여권 주자들은 합쳐야, 30% 안팎의 지지도에 머물고 있다. 특히 문 후보의 창조한국은 통합신당, 민주당에 비해 조직력 측면에서 열세다.

때문에 문 후보가 '단일화' '연정' 등을 목표로 한다면, 조직력이 열세인 점을 감안, 지지도 측면에선 가파른 상승을 보여야 한다는 부담을 지니고 있다. 또한 통합신당 등과 견주어, 성공적인 정당을 조직해낼 필요도 있다. 그가 처한 현실이 그리 녹녹치만은 않다.

그럼에도, 통합신당경선 및 민주당 경선이 국민적 흥행에 실패하고, 기존 정치권의 구태정치가 반복된다면, '대안정당'으로 '문국현 신당'은 반사이익을 획득할 수도 있다. 또한 제3세력의 전폭적 지원을 신당이 받는다면, 문 후보의 독자신당이란 새로운 실험은 성공의 역사로 기록될 가능성도 있다.

文, 30년 기업인의 길…95년 유한킴벌리 사장 부임, '학습 복지' 성공 이뤄

이처럼 '대안정당건설'이라는 새로운 정치실험을 벌이고 있는 문 후보는 지난 1949년 1월 12일 서울에서 출생했다. 초.중.고등학교 시절, 12년간 개근하는 성실함을 보인 문 후보는 1974년 유한킴벌리에 입사하다. 유한양행의 설립자 유일한 박사를 존경해서 선택한 길이었다. 1976년 전산실장으로 재직했을 당시, 한국 기업으로는 거의 최초로 유한킴벌리와 유한양행에 전산 시스템을 도입하고 정착시키기도 했다.

1995년 유한킴벌리 사장으로 부임한 문 후보는 '창조경영론'을 현장에 도입해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둔다. 외환위기 이후 신자유주의 기조와 더불어 수량적 유연화(구조조정 및 인력감증원의 자율성 확대)가 불어닥칠 때, 문 후보는 과감하게 '일자리 나누기'를 선택했다. 1998년, 당시로선 낯선 4조 2교대제를 생산현장에 도입했던 것이다. 두 조가 12시간씩 맞교대 근무하는 동안 나머지 두 조는 휴식을 취하고, 쉬고 있던 다른 두 조가 이어서 작업하는 노동시스템이다. 이 결과, 기존 3조 3교대보다 25-30%의 고용증대를 이뤘다.

문 후보가 사장으로 취임한 지난 1995년 매출 2,000억원, 순이익 50억원이었던 유한킴벌리는 10년 만에 매출 1조원, 순이익 1,000억원에 달하는 성장을 거둬, 재계에선 '성공신화'로 기록되는 게 현실이다.

이 같은 문 후보의 '창조경영론'은 난관에 부딪히기도 했다. 1996년 노조원들은 '4조 교대제'가 구조조정을 위한 수순이라 판단, 사장실에서 점거 농성을 벌였다. 이때 3일 동안 노조원들과 같이 문 후보는 밤을 새우며 바닥에 앉아 토론하며 설득하기도 했던 것이다. 결국 서로 신뢰를 가져보자는 데 합의를 이뤘고, 그 결과 평생고용이 보장되는 사업장이 된 것이다.

문 후보의 '창조경영론'에 따르면, 과거 경제는 저임금, 하드웨어, 도로, 건물 위주의 발전이었다. 인건비를 적게 추구하는 육체 경제(body economy)였다는 것. 이제는 소울 이코노미(soul economy)로, 혼이 있는 경제로 바뀌어야 한다. 창조적인 경제, 고부가가치 경제, 지식기반의 경제로 가는 것이 혼이 있는 경제다. 평생학습을 통해 끊임없는 자기혁신과 지식근로자로 가치를 창조하는 노동자를 육성하는 패러다임의 대전환이 필요하단 소리다.

2004년 유한킴벌리의 경영혁신 성공 사례가 전국적 화제가 되기도 했다. 문 후보는 중앙대 경영대가 수여하는 제12회 참경영인 상을 수상한다. 이 해부터 올해를 빛낸 베스트 CEO 10인 월간CEO에 매회 선정되기도 한다. 가장 신뢰받는 리더 4위로 한국리더십센터에 선정된 것도 이때다.

회사는 한국의 기업투명성 지수KCRI 조사에서 5위에 오르는 등 사회 공헌과 조직문화에서 높은 점수를 얻는다. 특히 CEO 리더십, 조직 철학 등에서 대부분 만점 가까운 평가를 받기도 했다. 기업윤리대상한국기업윤리학회에서 일하고 싶은 기업 4위.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 한국판에서 존경받는 기업 4위, 한국능률협회컨설팅에서 일하기 좋은 회사 3위 등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러한 사례가 KBS 스페셜팀에 의해 책 <대한민국 희망 보고서 유한킴벌리>로 출간돼 대한민국의 성장 모델이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사례로 소개됨으로써 사회적 주목을 받는다. 뉴패러다임센터가 개설되면서 유한킴벌리 모델을 도입하는 기업들 을 위한 컨설팅과 고용 지원이 시작되고, 인적 자원들을 파견해서 이를 돕기도 했다.

아울러 문 후보는 청년 실업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면서 대통령자문 사람입국 신경쟁력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한다. 이때 학교법인 유한학원의 이사장으로 선출되기도 한다.

이 같은 30년의 기업인 생활을 접고, 문 후보는 지난달 23일 '사람중심 진짜경제'란 슬로건을 내걸고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문 후보는 이날 세종문화회관에서 '대한민국 희망제안' 행사를 갖고, 21세기형 지도자로서 재벌.토목 중심의 20세기형 한국 경제를 극복하겠다고 밝혔다.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경제정책을 '재벌.토목 중심의 가짜 경제'로 규정하며 날선 대립각을 세운 문 사장은 이 후보의 대항마가 바로 자신임을 알렸다.

문 후보는 ▲500만개 일자리 창출 ▲비정규직 비율 감소 ▲신도시 반의 반값 아파트 공급 및 개발이익 환수 ▲환황해권 및 환동해권 경제협력 ▲신자유주의 경제지양 및 고용안정 중심 경제 ▲보육 및 취약계층 복지 확대 ▲재벌 하도급 비리 척결 ▲정부재창조 ▲조세개혁과 금융개혁 ▲국민합의 통한 FTA 추진 ▲사회적 대타협 등 '개혁적' 정책을 전면에 내세우고, 대권을 꿈꾸고 있다.

He is...
49년 서울 성북구 동소문동 출생
74년 유한킴벌리 입사
90년 유한킴벌리 부사장
95년 유한킴벌리 대표이사
98년 생명의숲국민운동공동대표
99년 동북아산림포럼공동대표
2000년 평화의숲 국민운동공동대표
2000년 아름다운재단이사한국 National Trust공동운영위원장
2002년 천리포수목원재단이사장
2003년 서울그린트러스트 재단이사장
2004년 대통령자문 사람입국 신경쟁력위원회 위원장 / 유한학원 이사장
2005년 평생학습클럽 공동회장(뉴패러다임센터)
2007년 자연환경국민신탁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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