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L-PD 갈등 속, 민노당에 부는 세대교체 바람

권영길 후보는 민주노동당의 최종 대통령후보로 당선되면서 대권 3수가 가능하게 됐다. 그러나 경선 과정에서도 드러났듯이, 권 후보의 대권 도전은 이번이 마지막이 될 것으로 보인다.

권 후보는 이번 당내 경선에서 고전에 고전을 겪으며, 2위를 차지한 심상정 후보에게 가까스로 이겼다. 당초 많은 사람들이 권 후보의 압도적 승리를 점쳤으나, 결과는 그렇지 않았던 것이다. 민주노동당 창당 주역인 권 후보를 향한 당심이 예전처럼 온전하지가 않다는 뜻이다.

이것은 권 후보를 향한 당심이기도 하지만 결국, 민주노동당이 근본적으로 안고 있는 당내 계파 갈등의 문제로 직결되기도 한다. 이번 경선을 둘러싸고 자주파(NL)와 평등파(PD)의 대립관계가 또 다시 불거졌기 때문이다.

대선후보를 내놓지 못한 NL계열이 중도파의 권영길 후보를 지지 선언했고, 이에 PD계열은 ‘구태정치’나 ‘계파정치’로 규정하면서 권 후보를 강력 비판했다. 어렵게 권 후보가 대통령후보로 선출되기는 했어도, 당심은 이제 변화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그 과도기의 끝자락에서 권 후보가 선출된 것이다.

NL계열의 전폭적 지지, 권영길 당선에 불안한 계파 갈등 심화 조짐

권영길 후보는 2차 결선 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1만 9109표(52.74%)를 얻어, 1만 7121표(47.26%)를 얻은 심상정 후보를 제치고 승리를 거뒀다. 불과 2,000여 표 차이의 승리로 대권 3수도전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권 후보의 이번 경선 승리를 놓고는 상당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바로, 중도파인 권 후보가 NL계의 전폭적 지지를 얻어 당선이 되었다는 점 때문이다.

우선, 민주노동당에는 크게 ‘반미와 통일’을 주창하던 민족해방(NL) 계열과 평등을 주요 목표로 노동운동을 전개했던 민중민주(PD) 계열의 두 계파가 상존하고 있다. 즉, 연합체적 성격을 띠고 있는 것이다.

두 계파가 한 지붕 아래 동거하다보니, 다툼도 종종 일어난다. 그중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 차이에 있다. NL계열의 경우 주로 통일운동을 하면서 북한에 대해 우호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PD계열은 북한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노당 진성당원 중 상당수가 NL계열에 해당되고, 권 후보가 이들의 압도적 지지를 얻어 당선되었다는 점 때문에 당내 중도파와 PD계열의 우려는 거세지고 있다. 당 대표 경선 당시에도 NL계가 문성현 대표를 밀어 당선시켰고, 이번 대통령선거에서도 NL계가 밀어준 권 후보가 당선되었기 때문에 NL계가 당을 장악해가고 있다는 우려다.

이 때문에 일부 PD계 당원들을 바탕으로는 ‘탈당’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당내 일각에서는 NL계의 국민적 인식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북한에 대해 우호적인 이유에서 50-60대 층으로부터는 ‘친북좌파’, 소위 ‘빨갱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로 비쳐지기 때문이다.

특히, 상당수 일반인들의 경우에는 ‘NL계는 모두 주사파’라는 공식으로 오해하는 경향도 있다. 이 때문에 ‘NL계의 전폭적 지지를 얻어 당선된 권영길 대선후보’라는 이미지는 대선에 결코 유리하게 작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같은 문제점들 때문에 민노당과 권 후보는 경선이 끝났지만, 한동안 상당한 내부 후유증을 겪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PD계열, ‘NL과 權’ 비난하면서도 세대교체 가능성에 고무된 분위기

권 후보가 이처럼 NL계의 지지를 얻어 3수에 도전하려는 데 대해 다른 후보들은 맹공을 퍼붓기도 했다.

PD계 후보였던 노회찬 의원은 지난 7월 NL계의 권 후보 지지선언 직후, “국민의 요구를 받아들여 변화하고 혁신하기는커녕 ‘오더(order) 투표’, ‘묻지마 투표’를 하려고 하니 창피한 일”이라며, 권 후보를 ‘구태정치’로 강하게 비판했다.

같은 PD계열 후보였던 심상정 의원 또한 “민주노동당은 정파의, 정파에 의한, 정파를 위한 정당이 아니라 당원의, 당원에 의한, 당원을 위한 정당이 되어야 한다”며, 권 후보를 겨냥하기도 했었다.

결국, 권 후보는 당초 압도적 승리 예상과는 달리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2위 심상정 후보에 비해 2,000여 표 차이로 어려운 승리를 거둬냈다. 권 후보가 승리하기는 했지만, 불안한 승리였다는 점을 모두가 인정하는 분위기다.

PD계는 이 같은 경선 결과에 승리를 거둬낸 NL계보다 오히려 더욱 고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세대교체, 변혁, 개혁의 바람이 그대로 이번 경선에 반영됐다”는 이유 때문이다.

권 후보의 선출 여부를 떠나서 이들은 장기적인 시각으로 당의 변화를 원하고 있는 것이다. 3수에 걸쳐 대권에 도전한 권영길. 이번 대선은 그에게도 민노당에도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모양새다.

He is...
1941 경남 산청 출생(본적)
1969 서울대학교 잠사학 학사
1980 서울신문 프랑스특파원
1993 전국노동조합 대표자회의 공동대표
1998 국민승리21 대표
2000 민주노동당 대표
2002 민주노동당 대통령후보
2004 민주노동당 국회의원
2006 민주노동당 원내대표

SNS 기사보내기

관련기사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