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재명-이해찬-김부겸 3 대 한동훈 1.. 한동훈 원톱 체제 한계 노출
尹-국민의힘, 지지율 동반 하락.. 민주당은 50%대 돌파
김성태, 유승민 역할론 제기.. 장동혁 "고심하고 있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4·10 총선이 보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민의힘이 정당 지지율과 격전지 가상대결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자 '한동훈 한계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여권 내 차기 대권 주자 1위를 달리고 있으나 '정치 초보'인 개인의 능력으로 전국 선거를 승리로 이끌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전국적 인지도와 수도권, 중도층에 소구력이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와 함께 유승민 전 의원을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과 불편한 관계인 유 전 의원이 선거를 이끌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선대위원장 1 대 3 대결, 한동훈 원톱 체제 한계 노출
'국민의미래 소속' 인요한, 국민의힘 직접 유세 제약
현재 국민의힘은 한동훈 위원장 원톱 체제로 선거를 치르고 있다. 여기에 수도권 권역별로 공동선대위원장을 뽑은 상태다. 나경원 서울 동작을 후보는 서울권역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고 있고, 원희룡 인천 계양을 후보는 인천권역 공동선대위원장에 선임됐다. 안철수 경기 성남 분당갑 후보는 경기권역 공동선대위원장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이들 3명의 공동선대위원장은 당장 자신의 지역구를 챙기기에도 버거운 상황이다. 그렇다 보니 전국을 돌며 바람을 일으키는 역할은 한동훈 위원장 외에는 할 사람이 없다.
문제는 한 위원장이 모든 지역을 다니기 어렵다는데 있다. 지난 주말만 하더라도 한 위원장은 유세 일정을 소화하지 않았다. 24일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를 공약으로 발표하고, 이어 오후에는 전국의대교수협의회 회장단을 만났다.
반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경기 북부와 서울 강남권, 한강벨트 등 수도권 격전지를 돌면서 정권 심판론의 불을 붙였다. 뿐만 아니라 민주당은 김부겸·이해찬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이 전국 유세에 나서고 있다. 이 대표가 지역 유세를 가지 못하더라도 남은 두 사람이 언제든 지원 사격할 수 있는 구조인 것이다.
실제로 지난 24일에 이 대표는 서울, 이 위원장은 충북, 김 위원장은 경남 등에서 유세를 펼쳤다.
때문에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한 위원장의 개인기에 의존하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특히, 최근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의 상승세가 뚜렷하게 나타나며 국민의힘이 고전을 면치 못하자 제3의 인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중앙선대위 종합상황부실장을 맡고 있는 홍석준 의원은 26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한 위원장이 너무 잘하고 있지만, 스피커가 하나로 쏠려 있다는 우려가 그동안 있었다. 민주당 이해찬·김부겸 선대위원장은 현재 후보가 아니라서 더 자유스럽다. 그런 면에서 저희가 부족함을 좀 많이 느끼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경진 서울 동대문을 후보도 채널A 유튜브에 나와 "(여당에) 중후한 스피커가 두 분 더 생겼으면 한다. 저쪽(야권)은 조국, 이낙연, 이준석, 이재명 등등 스피커 수가 워낙 많다 보니 한동훈 한 명으로 부족한 거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일단, 지난 25일부터 국민의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인요한 선거대책위원장이 본격적으로 유세에 나서고 있다. 인 위원장은 임명 전부터 인천 계양을, 서울 서대문·마포·구로, 경기 성남·부천 등 수도권 격전지를 누비며 광폭 행보를 보여 왔다.
과거 혁신위원장 시절 중도층의 지지를 받았던 인 전 위원장이 스피커로 나서면서 보수표심 결집에 총력을 벌이고 있는 한 위원장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인 위원장이 전체 판세를 흔들만한 영향력은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무엇보다 인 위원장은 국민의미래 소속으로 선거법상 국민의힘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 게다가, 한 위원장의 '원 보이스' 체제가 깨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尹-국민의힘, 지지율 동반 하락.. 민주당은 50%대 돌파
총선을 2주 앞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과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은 동반 하락하는 반면, 민주당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26일 공표된 뉴스토마토 의뢰 미디어토마토 3월5주차 주례여론조사 결과(지난 23~24일·전국 성인남녀 1005명·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통신 3사 제공 휴대전화 가상번호 100% ARS방식·응답률 7.5%·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를 보면 윤 대통령 국정 긍정평가는 지난주 대비 6.4%p 떨어진 32.5%로 나타났다.
국정 부정평가는 6.5%p 급등한 64.1%다. 긍·부정평가 모두 오차범위를 넘어서는 폭으로 변동했고, 3주째 긍정률 하락과 부정률 상승이 겹쳤다.
정당지지율은 한주 간 민주당이 5.5%p 상승하며 50.4%를 기록했고, 국민의힘은 3.7%p 하락한 35.3%로 나타났다.
하루 앞서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도 비슷한 경향성을 보였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 의뢰로 지난 18~22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09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이날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 긍정 평가는 36.5%로 집계됐다. 일주일 전 조사보다 2.1%p 낮아진 수치다. 리얼미터 조사를 기준으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난 2월 4주 41.9%를 기록한 뒤 4주 연속으로(41.9%→41.1%→40.2%→38.6%→36.5%) 하락했다.
정당 지지도 조사는 지난 21~22일 전국 18세 이상 14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는데 국민의힘은 37.1%, 민주당이 42.8%를 기록했다. 국민의힘은 직전 조사보다 0.8%p 내리고, 민주당은 2.0%p 상승했다.
김성태, 유승민 역할론 제기.. 장동혁 "고심하고 있다"
이처럼 지지율 하락세가 지속되자 당내에서는 유승민 전 의원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성태 국민의힘 서울권역 공동선대위원장은 26일 "절체절명의 상황이다. 국민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좋은 자원이면 어느 누구든 가려서는 안 된다"며 "유승민 전 대표의 이번 총선에서의 역할을 지금 이 시점에서는 충분히 고려할 수 있는 사항"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같이 말하며 "유 전 대표는 개혁보수의 목소리도 일정 부분 담고 있는 보수"라고 강조했다.
인요한 국민의미래 선대위원장의 합류에 대해서는 "일정 부분 시너지 효과는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국민의힘의 수도권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절대적인 단초는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원희룡·나경원·안철수 공동 선대위원장의 역할에 관해서도 "모두 수도권에서 상당히 어려운 박빙의 선거를 벌이고 있지 않나"라며 "한시도 지역구를 비울 수 없는 여건"이라고 언급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유 전 대표 역할론에 대해 "지지율과 관련해서 이런저런 의견이나 제안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총선 승리를 위해서 스피커뿐만 아니라 조금 전 말씀 드린 여러 방안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의 역할론은 총선 국면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부터 거론돼왔다.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중도층 표심 확보가 필요하고, 여권 인사 중에서는 유 전 의원이 적임자로 꼽혀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과 꾸준히 대립각을 세워왔다는 측면에서 당 지도부로 합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혜훈 국민의힘 중구성동구을 후보는 26일 BBS라디오 인터뷰에서 "스피커가 누가 되느냐 가지고 선거가 그렇게 좌지우지될 것 같지는 않다"며 유 전 의원 등판론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 후보는 "지금 5명의 공동선대위원장이 있다"며 "인요한 위원장이 다른 당이기는 하지만 또 다른 대형 출력의 스피커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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