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교동 개입, 지도부와 손잡고 이인제 밀어주기 하고 있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이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불법 금품경선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이인제 후보에 대한 나머지 후보들이 反이인제 연대를 본격 구축하면서다.

조순형-신국환-장상 3명 후보는 1일, 대리인을 통한 공동 성명을 통해 “당 지도부가 불법적으로 이인제 후보 밀어주기를 하고 있다”며 “후보 사퇴는 아니지만, 모든 선거 활동을 중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30일) 조순형 후보의 선거운동 일체 중단 선언에 장상-신국환 후보가 동참한 것이다.

특히, 조순형 후보 측은 <폴리뉴스>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동교동이 개입해 당 지도부와 손을 잡고 이인제 밀어주기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해 파문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조 후보 측은 “대통합민주신당에서 정동영 후보가 1위를 하게 될 공산이 높아짐에 따라, 호충연대를 위한 이인제 밀어주기”라면서, 지도부의 즉각적 이인제 밀어주기 중단을 촉구했다.

한편, 조순형-신국환-장상 3명 후보의 이 같은 대응에 김민석 의원은 동참하지 않았다. 김 의원은 경선이 파국으로 치닫게 되는 데 우려를 표하면서도 ‘이인제 비토론’에 대해서는 한 목소리를 냈다.

조순형-신국환-장상, 선거 활동 전면 중단 선언...“제주 경선 불참할 것”

민주당 조순형-신국환-장상 3명 후보 대리인은 이날 공동 성명을 통해, 지도부가 특정후보(이인제 후보) 밀어주기를 하고 있다면서 지도부의 사퇴를 요구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오는 3일로 예정돼 있는 제주지역 경선의 불참을 선언했다. 이와 함께 각종 토론회와 선거유세에도 불참하기로 해 조순형 의원의 선거운동 중단에 동참했다.

3명 후보가 제기하는 문제는 선거인 명부 누락, 특정 후보측의 조직 동원선거, 중앙당의 특정후보 밀어주기 의혹 등 크게 3가지다. 이와 관련, 3명 후보의 대리인은 1일 국회에서 가진 공동 성명 발표를 통해 “제주 경선 전까지 시정 조치를 못할 시 당대표는 이 사태의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선거인단 누락 문제와 관련해서는 “전국적으로 수만명에 달하는 선거인단이 알 수 없는 이유로 사라졌다”며 “국민선거인단이 상당수 증발된 사실이 확인 되는 바, 경선의 공정성을 판단할 수 있는 기본 척도라는 점에서 이번 선거인단 대량 증발사태는 심각하고 중대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또, 이인제 후보의 조직 동원선거 논란에 대해서는 “지난 9.20 인천경선과 9.29 전북 경선은 낮은 투표율 속에서 금권선거, 조직동원 선거가 횡행하고 있다”며 “전북경선의 경우, 특정후보 진영이 전북도당의 협조 하에 노골적으로 차량을 동원하여 선거인단을 실어 날랐다”고 주장했다.

당 지도부가 이인제 후보를 밀어주기하고 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당대표의 일부 특보들이 특정후보 밀기에 앞장서고 있다”고 말했다. 그 근거에 대해서는 “지역위원회 위원장과 중앙당 특별위원장 임명에 특정후보가 추천하거나 그 후보의 선대본부에서 일하는 인사들을 대서 임명하는 등 중앙당이 특정후보를 편파적으로 지원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3가지 이유에서 조순형-신국환-장상 3명 후보는 민주당의 경선이 정상적이지 못하다는 데 인식을 함께 했다.

이에 대해 대리인들은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볼 때 현재의 상황은 정상적인 경선진행이 어려운 상황까지 이르게 되었다”며 “지도부는 책임을 통감하고 당원과 선거인단의 의사가 진정으로 반영될 수 있는 경선방식을 마련하는 등 합리적 수습책을 제시하여야 할 것”이라고 지도부 책임론을 내세웠다.

오는 3일 예정인 제주 경선 전까지 지도부가 특단의 조치를 마련하지 못할 경우에 이들은 경선장에 불참하는 것은 물론, 당대표의 사퇴까지 요구하기로 했다.

김민석, 선거활동 중단에는 동참하지 않아..그러나 이인제 비난에는 한 목소리

한편, 김민석 후보는 이들 3명 후보의 공동 성명에 함께 참여하지 않았지만, 이인제 후보의 부정.불법 경선의 심각성에 대해서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1일 김 후보는 3명 후보 대리인의 성명 발표 전, “민주당이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는 내용의 단독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을 통해 김 후보는 이인제 후보 측의 금권동원선거 의혹과 조순형 후보의 선거운동 중단 모두를 싸잡아 비난했다.

그러나 비난의 무게는 이인제 후보 쪽으로 확실히 쏠려 있었다. 이와 관련, 김 후보는 “만일 구체적 증거가 드러날 경우, 이인제 후보 측은 즉각 후보를 사퇴해야 한다”며 “우리는 그동안 이인제 후보 측의 금권동원선거에 대한 여러 가지 제보에도 불구하고, 경선의 원만한 진행을 위해 문제의 제기를 자제해 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후보는 “민주당이 처한 더 크고 본질적인 위기는 정체성의 위기”라며 이인제 후보가 최종 후보로 당선되는 데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김 후보는 “초반경선 결과 ‘조순형 대세론’이 무너진 것이 확인되었다”면서 “그러나 이인제 후보는 ‘조순형 대세론’의 대안이 될 수 없다. 이인제 후보의 당선은 민주당 정체성의 훼손이며 내년 총선 전에 민주당이 소멸하는 최악을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김 후보는 “이인제 후보가 민주당의 후보로 결정될 경우, 어떻게 민주개혁세력의 후보단일화에서 승리할 명분이 생기며, 대선승리를 기대할 수 있겠냐”며 이 후보가 최종 후보로 선출되는 데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강하게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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