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지난 12일 핵을 운용할 수 있는 장거리순항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13일 밝혔다. 시험발사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지도 아래 진행됐으나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의 발표에도 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12일 장거리 전략순항미사일 시험발사가 성과적으로 진행됐다. 조선로동당 총비서이며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장인 김정은 동지가 장거리전략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현지에서 지도했다. 당중앙군사위원회 성원들이 시험발사를 참관했다”고 밝혔다.

통신에 따르면 시험발사는 조선인민군 전술핵운용부대들에 작전 배치된 장거리순항미사일의 전투적성능과 위력을 더욱 제고하고 전반적작전운용체계의 믿음성과 기술적 안정성을 재확증하는데 목적을 두고 진행됐고 발사된 2기의 미사일들은 조선 서해상공에 설정된 타원 및 8자형비행궤도를 따라 1만 234초를 비행하여 2,000㎞계선의 표적을 명중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시험발사결과에 대만족을 표시하고 “임의의 무기체계에 의한 무조건적이고 기동적이며 정밀하고 강위력한 반격으로 적들을 일거에 제압할 수 있는 철저한 실전준비태세를 또다시 입증한 우리 핵전투무력의 고도의 반응능력”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

이어 “오늘 울린 미사일 폭음은 적들에게 또다시 보내는 우리의 명명백백한 경고이며 우리 국가의 전쟁억제력의 절대적인 신뢰성과 전투력에 대한 실천적인 검증이고 뚜렷한 과시로 된다”면서 “도래하는 그 어떤 엄중한 군사적 위기, 전쟁 위기도 단호히 억제하고 주도권을 완전히 쟁취할 수 있게 핵전략무력운용공간을 계속 확대해나가야 한다”고 했다.

또 김 위원장은 “끊임없는 국가방위력 강화는 나라의 존엄과 자주권, 생존권사수를 위해 조금도 드틸(중단할) 수 없는, 드티여서는 안될 일관하고 불변한 우리의 혁명방침, 투쟁기조”라며 “우리는 국가 핵전투무력의 무한대하고 가속적인 강화발전에 총력을 집중하여야 한다”고 핵무력 증강을 생존권 사수라고 강변했다.

순항미사일은 고도 100~300m의 저고도를 마하 0.8(시속 970㎞)가량의 속도로 비행한다. 탄도미사일이나 방사포(다연장 로켓)와 달리 낮고 느리게 나는 비행 특성으로 탐지 자체가 쉽지 않은 게 특징이다.

북한이 윤석열 대통령의 8.15경축사에서 대북 담대한 제안 직후, 한미 연합연습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의 사전 연습이 시작된 직후 지난 8월 17일 서해상으로 순항미사일 2발을 발사한 이후 두 달 만에 발사한 것이다. 북한은 올해 들어 1월, 8월에 이어 세 번째 순항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것이다.

순항미사일은 탄도미사일과 달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은 아니지만, 장거리 정밀 타격 능력을 갖춰 위협이 된다. 북한의 순항미사일이 내륙지형을 따라 매우 낮은 고도로 비행이 가능하다면 목표물 타격 전까지도 한국군이 보유한 일부 레이더망은 탐지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의 이번 순항미사일 발사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군 당국은 이 미사일들에 대해 탐지는 했지만, 탄도미사일과 달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 위반이 아니어서 언론에 공지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