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이재명 찾아 '깜짝 만남'...예산안 처리 협조 요청
李 “정부 원안 수용할 수 없어…중소기업에 법인세 감면해야”
韓 “투자 촉진‧기업 유치…3천억 세수 감소 감당할 만한 수준”
[폴리뉴스 김유경 기자] 한덕수 국무총리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깜짝 만남’을 통해 예산안 협상에 있어 협조를 요청했다.
그러나 법인세 최고세율을 낮추는 정부안에 대응해 이 대표가 ‘국민감세 3법’을 담은 수정안을 준비 중이라 밝혔고, 한 총리는 김진표 국회의장이 제시한 수정안으로 타결해야 한다고 맞서면서 양측 간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졌다.
앞서 여야는 김진표 국회의장의 요청에 따라 오는 15일까지 예산안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 그때까지 협상에 이르지 못할 시, 정부 예산안 원안과 민주당 수정안을 놓고 표결할 방침이다.
이 대표는 12일 민주당 당대표실에서 한 총리를 향해 “국정에 바쁘실 텐데 저희 의견을 경청해주시겠다고 해 감사하다”면서도 “정부여당의 정책에 대해서 당연히 협조하겠지만 책임 야당으로서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국민적 눈높이에 맞는, 꼭 해야 될 일 또는 절대 해서는 안 될 일들에 대해서는 저희가 양보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가장 쟁점이 되는 법인세 최고세율과 관련해 이 대표는 “법인세를 감면한다는 것에 동의한다. 그러나 법인세를 감면한다면 여력이 있는 초대기업들이 아니고 형편이 어려운 중소기업, 중견기업 쪽에 감세를 하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원안 통과와 준예산을 선택해야 되는 상황으로 우리가 몰릴 수는 없다. 우리가 다수당이기 때문”이라면서 ‘국민 감세 3법’을 수정안에 담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소‧중견기업 보호를 위해 법인세를 영업이익이 적은 중소‧중견기업에 대해서 법인세 감면을 추진하고, 두 번째로 서민과 자영업자들을 위해서 소득세법을 개정해서 우리 서민‧중산층의 세부담을 줄여드리기로, 세 번째가 서민주거안정을 위해서 조세특례제한법을 개정하려고 한다”고 했다.
한 총리는 이 대표를 찾게 된 이유로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이 통과돼야 하는 시간이 지났다”며 “최근 경제적 어려움에 비춰봤을 때 경제 중요 주체 중 하나인 정부가 제대로 세수를 거두고 세출할 수 있는 예산과 세법이 확정되는 것이 초미의 과제”라고 설명했다.
한 총리는 “법인세 세율 25%에서 22%로 인하하는 문제는, OECD 평균 세율이 21%다. 상당히 많은 나라들이 법인세를 내림으로써 투자도 촉진하고 특히 해외로부터 고용을 창출하는 기업들을 많이 유치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초부자감세’라고 말씀하시는 법인세, 3000억원 이상의 이익을 올리는 기업에 대해 내년도 법인세 감세가 이뤄지는 부분은 내년 약 3000억 정도의 감면이라고 파악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경제활동 더 활성화시키고 그 회사를 지탱하고 있는 고용원, 노동자, 주주, 많은 이해관계 당사자들을 좀더 많은 소득을 올릴 수 있게 한다면, 매년 5~6% 세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판단해본다면. 충분히 감당할 만한 수준”이라고 부연했다.
한 총리는 "법인세에 관해선 여야가 이 분야 최고 전문가인 김진표 국회의장의 수정안을 받아들여 원활하게 타결하는 게 좋겠다는 말씀을 이 대표께 간곡히 드리고 싶다"며 "저희도 준예산은 절대로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김 의장은 법인세 최고세율을 22%로 인하하되 그 시행을 2년간 유예하는 중재안을 내놓은 바 있다.
이에 이 대표는 “영업이익 3천억 이상에 대해서 세금을 깎아주자, 이 부분이 내년에 추계를 해보니 3천억 정도밖에 안 된다, 정부안대로 하는 게 어떻겠냐는 말씀을 하신다”며 “그 정도 밖에 안 되니까 굳이 이 원칙에도 어긋나고 양극화도 심화시킨다는 비난이 있는 이 초부자감세를 포기하시는 것이 합당하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총리님이 우려하시는 준예산으로 국민들이 고통받는 상황은 저희로서도 원치 않는다”면서 “그런 상황이 오면 안 되니까 저희가 대한민국 국회사에 없던 독자적인 수정안을 준비하고 있다. 정부도 국민 눈높이에 맞게 양보해 원만한 협의가 되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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