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원인 제공자는 이 후보’ 鄭 ‘부자연스런 일...이 후보가 자초한 측면도 커’

청와대의 이명박 후보 고소 결정과 관련해 정치권의 논란이 뜨겁다. 한나라당은 물론 범여권까지 청와대를 비난하고 나선 것.
각 당은 노무현 대통령의 지나친 정치개입 이라며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하지만 대선주자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손학규 후보는 ‘청와대가 그렇게 할 일 없냐’며 날을 세웠고, 정동영 예비후보 측은 이번 일은 매우 부자연스런 일이라면서도 그 원인은 이 후보에게 있다며 화살을 돌렸다.

이른바 친노주자들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사건의 원인을 이 후보에 두는데 무게를 싣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가 늦어도 7일께는 이 후보의 고소장 접수를 마칠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6일 고소와 관련된 준비를 모두 마칠 예정이었으나 내부 사정으로 조금 미뤄졌다는 후문이다.

청와대 문재인 비서실장은 5일 “‘청와대 정치공작설’을 제기한 이명박 후보와 한나라당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문 비서실장은 청와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대통령 비서실은 거짓 주장을 일삼고 있는 이 후보와 한나라당의 비열한 행태에 침묵하지 않을 것”이라며 “아직도 거짓과 술수로 승리하려는 선거풍토와 정치풍토를 바로 잡기 위해 고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청와대가 대선이 100여일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야당 후보를 고소할 경우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도 있음에도 이런 초강수를 둔 것에 대해, 임기 말 정국 주도권을 잃지 않겠다는 의도로 해석하는 시각이 많다.

또한, 7일 이 후보의 고소 접수가 완료되면 한나라당과의 공방이 불가피해 짐으로써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야당 후보가 선거 때 비난하는 게 당연, 날밤 새워 고소나 하고 있다”

이와 관련 가장 날을 세운 비판을 한 것은 손학규 후보. 최근 노 대통령, 청와대와 공방이 있었던 만큼 발언의 수위도 높았다.

손 후보측 선대본부 부본부장인 김부겸 의원은 6일 SBS 라디오 <뉴스레이더>'에 출연 “이 후보가 지나치게 한 것도 있지만 그렇다고 청와대가 야당후보를 고소하면 국민이 납득하겠느냐. 상황이 우려스럽고 답답하다”고 비판했다

손학규 후보 또한 이날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은 앞으로 범여권이란 말을 쓰지 말라고 하라. 범여권이 경선 하는 날 교란시키느냐. 고소하려면 오늘 하든지, 청와대가 그렇게 할 일이 없느냐. 이명박 당선시키려고...”라며 강하게 맞섰다.

손 후보는 “청와대가 고소한다는 데 집이 고소하나. 대통령이든 비서실 이름으로 고소해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야당 후보가 선거 때 비난하는 게 당연하지, 날밤 새워 대통령, 장관 할 것 없이 고소나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 정치품격이 좀 높아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정동영 후보 측도 이날 김현미 대변인을 통해 “청와대가 고소 고발로 끌어가는 건 매우 부자연스런 일이다. 국민 눈높이를 참작해 결정하는 것이 타당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청와대는 억울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정치권력을 그렇게 운영하지 않았음을 모든 국민이 알고 있음에도 이 후보가 억지 부리는 것에 분통을 터뜨릴 만하다”면서 “이 후보가 자초한 측면이 크다”고 말했다.

이번 사안이 ‘노무현 대 이명박’ 구도로 이어지면 이른바 친노 후보가 수혜를 받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친노 주자들은 말을 아끼고 있지만 원인제공자로 이 후보를 지목하는데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한명숙 후보 측 김형주 대변인은 6일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문제의 발단은 이명박 후보에게 있다”면서 “원인 제공자는 이 후보”라고 밝혔다. 또한 유시민 후보 측과 이해찬 후보 측은 ‘청와대가 알아서 할 일’이라고 말했다.

대통합민주신당 이낙연 대변인은 5일 논평을 통해 “청와대가 대통령 후보를 고소한다는 것은 일반 국민의 감각에 맞지 않고, 자칫 대통령 선거판도를 왜곡할 우려도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고소는 자유지만 청와대가 한나라당 후보를 건드리면 자칫 역풍이 불어 오히려 도와주는 결과가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며 “노 대통령과 청와대는 가급적 대선과는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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